읽은 날짜: 2018.10.10
책 제목: 어느 독일인의 삶(브룬힐데 폼젤 지음, 토레 D. 한젠 엮음)
"악은 대중들의 무관심과 방관, 무지가 충만할 때 그 실체를 드러낸다,"
이 책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나치당의 홍보, 선전을 맡았던 최고 수장 '괴벨스'의 비서였던 '브룬힐데 폼젤'의 인터뷰를 기초로 집필된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만행에 대해서만 알고 있거나 관심을 가졌어도 그의 만행을 방조하거나 조력했던 또는 자신들의 삶과 조직에 충실하느라 무관심했던 보통 사람들의 죄에 대해선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도 보통 사람들처럼 개인적 삶의 안위가 우선이고, 조직에 충실하고 성실한 폼젤의 인생이 그렇게 비판받을 일인가? 하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 환경과 분위기에선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지 않을까? 하며 공감을 강요하며 변명하고도 싶었다. 즉 대부분의 사람 누구나 폼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전부 읽고 난 후에는 조금씩 생각의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사실 폼젤 자신도 자신의 무관심, 출세에 대한 욕망으로 조직에만 충실하고 성실했던 태도에 약간의 부끄러움은 있지 않았을까? 인터뷰 속 문장들을 꼼꼼히 보면 뭔가 자신의 합리화를 위한 의식적 억압이 느껴진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상황(유대인인 이웃이나 친구가 사라짐을 알게 됐던 것)에 대해서 애써 외면했던 걸 보면 자신도 부끄러움, 미안함을 느껴 변명으로 합리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저자의 비판도 그랬다. 대중의 무관심, 무지, 개인적 삶의 안위만을 바라고 개인적 삶에만 충실히, 열심히 산다고 해서 세상은 더 나아지거나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변화는커녕 오히려 악의 무리가 판을 치고, 가짜 뉴스에 현혹되는 집단에 휘둘리는 현상이 더 커져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무지해지지 않도록 늘 공부하고 진실을 알아보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폼젤과 같은 대중의 무관심과 방관, 무지 등으로 악의 무리가 커지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