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제주 노꼬메오름의 상잣성길 코스
지난 포스팅에서 큰노꼬메오름에 대한 글을 쓸 때 여러 코스가 있다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큰노꼬메오름 주차장에서 상잣성 길을 통해 작은 노꼬메오름 정상을 거쳐 큰노꼬메오름으로 올라갔다 오는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평소 오름이나 숲길을 자주 가는 나에겐 사실 하루에 오름 하나만 갔다 오기엔 운동량이 아쉬워서 그런지 큰노꼬메오름을 오를 때는 거의 이 코스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 코스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코스 진행 방향>
큰노꼬메오름 주차장 → 상잣성 길 → 작은 노꼬메오름 → 큰노꼬메오름
-<소요시간>
개인별 체력에 따라 또는 중간 휴식과 사진 촬영 등의 시간 소요로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 큰노꼬메오름 주차장에서 상잣성 길 종료 지점 갈림길(작은 노꼬메오름, 궷물오름, 큰노꼬메오름 가는 코스가 갈라짐)까지 약 30분.
- 작은 노꼬메오름 정상 찍고 반대편으로 하산 후 큰노꼬메오름 입구까지 약 40분
- 큰노꼬메오름 정상까지 약 15분(주차장에서 총 소요 시간 약 1시간 30분 소요)
- 하산 후 주차장까지 약 35분 (주차장 출발 시점부터 약 총 2시간 정도 소요)
이제 본격적으로 자세한 코스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큰노꼬메오름 주차장과 오름 입구까지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2022.10.21 - [오름과 숲길] - 제주 가을의 큰노꼬메오름
제주 가을의 큰노꼬메오름
긍정오름이는 제주의 자연을 느끼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체력을 관리하기 위해 주말마다 오름이나 숲길을 다니고 있지만 계절마다 보이는 풍광이나 느낌은 달라진다. 그래서 오늘은 가을, 10월
three-leafedclover.tistory.com
오름 입구에 도착하면 아래 갈림길과 이정표가 보이는데 여기서 직진하면 위 포스팅에서 소개한 큰노꼬메오름에 바로 가는 코스이고 왼쪽 길로 가는 코스가 바로 '상잣성 길'이다.
'잣성'은 조선시대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을 의미하는데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그 코스에 들어선 후에 보이는 표지 등에서 참고하기를 바란다. 물론 표지에는 '상잣질'이라고 표시돼 있는데 제주도 사투리로 '질'은 '길'을 의미한다.


'상잣성 길'은 여느 숲길과 비슷하다. 약간의 오르막 구간과 내리막 구간, 평지 등이 있으며 길 중반부에는 편백나무 등의 숲길도 지나게 되고 길 종반부에는 확 트인 초록의 목초지도 보인다. 봄에는 그 목초지에 사진 찍으러 오는 젊은 커플들이 많이 보이긴 하는데 사실 사유지라서 맘대로 들어가는 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가끔은 사유지라서 출입을 금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을 때도 있었지만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오름을 오르기 힘든 사람들은 이 '상잣성 길'을 포함한 노꼬메오름 둘레길로만 트래킹하는 사람들도 가끔 보이는데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이라 인적이 드물어 혼자 다니기엔 두려운 길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경사도가 높은 바위나 돌길 등도 있어서 잘 포장된 '사려니숲길'처럼 생각하면 안 되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상잣성 길 입구에서 약 5분 정도 들어가면 상잣성 길에 대한 설명과 '이 죽을 홈'에 대한 설명이 돼 있는 표지판이 보인다.


좀 더 걷다 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편백나무 숲이 보이고 중반부에는 평상으로 만들어진 쉼터도 있다. 사실 어느 숲길이나 계절에 따라 보이는 식생이나 분위기는 매우 다른데 초여름에 오면 예쁜 수국화도 많이 볼 수 있는 길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길은 아직 사람들이 편하게 다닐 만큼 잘 정비되어 있지도 않고 자연 그대로의 숲길로 돌길이나 경사가 있는 구간이 있다는 것! 주의하기를 바란다.


상잣성 길 종반부에는 아래와 같은 목초지가 보이고 그 풍경을 감상하며 몇걸음 더 가면 상잣성 길의 끝이자 세 갈래 길이 나온다. 이 세 갈래 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궷물오름'과 '궷물오름, 작은 노꼬메오름 주차장'으로 갈 수 있고, 오른쪽 길로 가면 '큰노꼬메오름'으로 갈 수 있는데 이번 포스팅에선 '작은 노꼬메오름' 정상에 올랐다가 '큰노꼬메오름'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소개하는 것이라 직진하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여기에 이정표가 없어서 많은 사람이 길을 헤매거나 묻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이정표가 만들어져서 다행이긴 한다. 여기까지가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약 30분쯤 걸린다고 보면 된다.



이 갈림길에서부터는 야자수잎 매트가 깔려 있는데 약 5분쯤 직진하면 작은 노꼬메오름 올라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런데 이 구간에도 주의할 곳이 있는데 지대가 낮아 물이 고이거나 진흙 상태인 곳에 매트가 깔려 있지 않으니 주의하며 건너가야 한다. 이 길을 건넌 후 이정표가 보이면 오른쪽 길로 올라가면 작은 노꼬메오름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작은 노꼬메오름 등반 구간에도 경사가 높아 힘든 구간이 있다. 하지만 그리 길지 않다는 것, 힘든 오르막 구간(계단)은 약 50미터 정도라고 보면 된다. 작은노꼬메오름 입구에서 약 15분 정도 올라가면 탁 트인 전망이 나타나는 곳이 있는데 간혹 처음 올라온 사람들은 거기가 정상인 줄 알고 착각하기도 한다.
사실 나에겐 이곳이 끔찍한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이 오르막길을 다 오른 후 숨을 돌리려고 발걸음을 멈추자마자 신랑이 급 혈압 저하로 쓰러져서 의식을 잃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때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지나가던 노부부께서 빨리 119에 신고하라고 하여 119 상황실과 통화하며 알려주는 방법으로 신랑의 상태를 파악하며 응급처치했는데 다행히 5분 정도 후 의식이 돌아왔고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지금도 이곳을 지나갈 때면 진짜 아찔하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구급대와 위치를 공유(산속이라 스마트폰 위치 파악이 정확하지 않았음)하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그 후론 산에 오를 때 중간중간 세워진 '국가지점번호'판을 사진 찍어두는 경우가 많다.



오르막길을 다 오르고 평지가 나타나면 약 2분쯤 지나 쉼터가 나오는데 여기엔 3개의 의자가 놓여있고 한라산 등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이 정상인지 묻기도 한다.


여기서부터 약 7~8분 정도 가면 정상 표지석과 벤치가 놓여 있는 작은 노꼬메오름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데 힘들지 않은 코스다. 오히려 내리막 구간도 있어 이 길이 정상에 가는 길이 맞나? 싶은 정도다.


이제 반대편으로 직진해서 내려가는 코스는 진짜 경사가 높은 내리막길이다. 물론 거꾸로 올라올 때면 오르막길이 되는 이 경사가 힘들겠지만 내려가는 길도 매우 힘들다. 특히 땅이 젖어있거나 요즘처럼 낙엽이 떨어져 있을 땐 매우 미끄러워서 나는 꼭 스틱을 사용하고 있으니 주의하기를 바란다. 약 10분쯤 내려가면 벤치가 놓여있는 쉼터와 갈림길이 나오는데 옆으로 이어지는 길은 트래킹하기 편한 노꼬메오름 둘레 길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소개하자면 오른쪽으로는 궷물오름, 작은 노꼬메오름 주차장으로 이어져 있고 왼쪽으로 가면 둘레길을 통해 각 주차장으로도 이어져 있다. 나는 여기서 직진하여 큰노꼬메오름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소개하는 것이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이제 큰노꼬메오름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 코스도 단단히 마음 먹어야 하는 코스이다. 급경사와 많은 계단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구간이 그리 길지는 않아 약 15분 정도만 올라가면 된다. 그리고 올라가다가 힘들 때는 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봤을 때 보이는 풍경은 정말 어느 계절에 와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가끔 바람이 세게 불 때는 이 계단에서 휘청일 수도 있으니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주의해야 한다.




헉헉거리며 15분 정도 올라오면 드디어 큰노꼬메오름 정상과 내려가는 코스 이정표가 보인다. 늦은 오후에 올라갔더니 역광으로 찍히는 사진도 멋이 있긴 하다. 조금 더 늦은 시간에 간다면 일몰로 붉게 물드는 서쪽 하늘을 볼 수도 있다는 것도 참고하기를 바란다. 1주 전과 달리 억새도 많이 피어있고 서쪽으로 향한 햇빛에 은빛으로 반짝이며 가을바람에 출렁이고 있는 광경에 감탄하게 된다.



정상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면 정상이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소개했지만 정상에 도착하면 많은 사람이 저절로 감탄하게 되는데 나도 매번 올 때마다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오름에 오를 때마다의 루틴은 정상에선 꼭 커피믹스를 마시는 것!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는 커피믹스가 산에서는 달달함으로 지친 몸을 싹 풀어주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내려가는 길은 오늘 올라왔던 코스로 내려가도 되지만 계단 내려가는 것도 힘들고 오늘 올라왔던 코스가 긴 편이라 오늘은 그냥 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코스(큰노꼬메오름의 일반적 코스)로 내려가는 것이니 그 코스가 궁금하다면 전에 올린 코스를 참고하기를 바란다(이 글 초반에 공유된 글 참고)



